추천작

    이데일리 문화대상  하반기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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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제목

    일정:2023년 6월 2일~10일

    장소: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기사:극단 청춘오월당의 연극 ‘우리교실’(2023년 6월 2일~6월 10일, 전용환 연출)은 이념과 종교, 국가, 인종 등에 얽힌 사회의 편견과 치부를 통렬히 까발리는 작품이다. 제44회 서울연극제 참가작으로 연기상(박무영)과 신인연기상(김세영), 무대예술상 3관왕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처럼 식민지배의 아픔을 겪고 비슷한 문화적 정서를 지닌 ‘폴란드’란 국가의 과거와 현대를 통해 전쟁과 인간성의 상실, 인종 갈등 등 보편적 사회문제를 환기하며 화두를 던진다.

    폴란드의 작은 마을에 버려진 한 교실이 배경으로, 오래전 죽은 10명의 같은 반 친구들이 살아나 옛 교실로 들어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폴란드 아이들 5명과 유대계 아이들 5명은 8살 어린 시절로 교실에 들어와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고, 풋사랑을 겪기도 하며 그때처럼 우정을 쌓아나간다. 이후 식민지 독립전쟁과 2차 세계대전의 발발, 냉전의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역사를 재연한다.

    우정을 나누던 친구들은 격랑의 시대를 만나 몇몇은 죽고, 남은 이들은 전쟁을 겪으며 서로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겪는다. 모두가 함께 웃고 떠들던 교실이 한순간에 인간성을 잃어버린 전쟁의 공간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이 작품은 질문을 던진다. 폭력의 악순환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 중간휴식 없는 러닝타임 150분간 몰입도 있게 극을 이끄는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공연 한줄평
    • 남동진 <연극배우>“아름답고 순수했던 합창의 시작이 폭격으로 무너진 교실에서 역사를 마주하며 참혹하고 잔인한 합창곡으로 끝난다”
    • 류주연 <극단 산수유 대표>“인간사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훌륭한 연기의 조화”
    • 황승경 <연극평론가>“파괴되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린 인간의 간극을 파고들며 미학적 시선을 환기한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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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2023년 6월 29일~7월 9일

    장소:한성아트홀 1관

    기사:극단 수수파보리의 연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2023년 6월 29일~7월 9일, 정안나 연출)는 1930년대 멜로드라마의 대모로 불렸던 대중 소설가 ‘김말봉’의 생애를 다룬다. 아울러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고행’, ‘찔레꽃’, ‘화려한 지옥’ 세 편의 통속 소설을 만담 형식으로 다뤄 연극적으로 재발견한 작품이다. 김말봉은 오늘날 김수현, 김은숙 등 스타 작가들만큼 근대를 대표하는 대중 작가로서 선풍적 인기를 견인했던 작가다. 스스로 ‘통속 소설작가’라 지칭하던 김말봉 선생. 연극은 ‘여류 작가’, ‘통속소설’을 둘러싼 오랜 선입견으로 한국문학사의 업적에서 지워진 김말봉이란 인물을 다시 조명해 톺아본다.

    극단 수수파보리의 대표 정안나 연출은 낭독극 ‘망우열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김말봉 작가의 작품을 접했다. 그의 작품 세계에 매료된 정안나 연출이 세 작품을 묶어 무대의 구도를 만들었고, 통속소설의 매력과 묘미를 연극화하는 작업을 거쳐 탄생했다. 지난해 ‘산울림고전극장’에서 초연됐고, 이번 재공연에선 대학로를 대표하는 배우 남명렬이 합류해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초연 때보다 커진 무대공간, 놀이성의 극대화를 통해 멜로와 통속소설의 정수를 현대적으로 잘 살려냈다는 호평이 잇따른다.

    공연 한줄평
    • 김수미 <극작가>“통속적 뻔함을 연극적 재미와 에너지로 승화”
    • 김미희 <연극평론가>“여성 통속소설 작가라는 이유로 문단과 문학사에서 지워진 30년대 멜로드라마 작가 김말봉을 연극적 방식으로 재평가, 진지한 여성주의적 주제인식과 함께 관객들에게 연극의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하는 데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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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2023년 2월 17일~26일

    장소: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기사:극단 작은방 연극 ‘견고딕 걸’(2023년 2월 17일~2월 2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신재훈 연출)은 ‘살인’이란 무거운 소재를 ‘가해자 가족의 삶’이란 색다른 관점에서 조명해 치유와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힘겹게 어두운 과거를 마주하고, 마침내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과정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견고딕 걸’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 벨트를 통해 낭독극(2020)으로 소개된 뒤 2022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연극의 주인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까만 고딕룩에 진한 고딕 메이크업을 한 채 절망에 가득 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18세 소녀 수민(서지우 분)이다. 수민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 수빈이 2년 전 지하철 역 플랫폼에서 한 소녀를 선로로 밀어버린 뒤 자신도 몸을 던져 스스로 사망하면서 살인사건 피의자 가족이 되어버린다. 이 작품은 동생의 살인 이후 죄책감과 괴로움에 스스로 사회로부터 고립돼 있던 수민이 힘겨운 과거와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진정한 사과를 위해 용기를 내 피해자 가족 앞에 서는 과정을 담았다.

    가해자 가족을 향한 시선, 자해, 살인 등 다소 어두운 소재를 다뤘다. 하지만 타악기를 활용해 극 전반에 경쾌한 리듬감을 불어넣음으로써 소재가 줄 수 있는 무거움을 상쇄시킨 신재훈 연출의 영리함이 돋보인다.

    공연 한줄평
    •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묻지마 살인, 총기난사와 광기로 인한 죽음 그리고 한국사회의 사회적 참사 문제를 가해와 피해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화해와 용서, 순례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작품
    • 황승경 <연극평론가>고딕한 삶 속, 흩어지는 상처를 거침없이 톺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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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2023년 1월 31일~2월 26일

    장소:LG아트센터

    기사:엠비제트컴퍼니 ‘빵야’(2023년 1월 31일~2월 26일, LG아트센터, 김은성 작가·김태형 연출)는 비극적인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작품이다.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사라져간 사람들과 상실의 아픔, 남은 이들의 부채 의식과 슬픔을 되짚는다.

    작품은 한물간 40대 드라마작가 ‘나나’가 1945년 인천조병창 제3공장에서 만들어진 99식 소총 한 자루를 소품창고에서 우연히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나는 이 낡은 장총에 ‘빵야’란 이름을 붙이고, 빵야가 여러 주인을 거치며 겪은 이야기들을 시나리오로 써 재기할 계획을 세운다. 빵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것을 요청하며 나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장총을 남성으로 의인화해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연극은 170분의 러닝타임동안 여러 주인을 만나 일제강점기부터 제주 4.3사건, 6.25 전쟁 등 한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거쳐간 빵야의 삶, 자본주의 시대 현실적 고민에 빠진 나나의 삶을 분주히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을 사는 우리가 지난 역사와 상실의 아픔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뭉클함을 주는 동시에, 지루한 신파로 번질 있는 소재의 우려를 음악 등을 활용해 유쾌히 풀어낸 연출이 눈에 띈다.

    공연 한줄평
    • 김소연 <연극평론가>글쓰기를 이야기하기로 전환하면서 마련되는 생동감 있는 전개와 연극적 활기의 배면을 흐르는 약한 것들에 대한 연민이 깊이 있고 윤기있는 이야기를 만든다. 이야기꾼 김은성이 반갑다.
    • 조형준 <연극 기획제작자>흔한 재료를 개성 넘치는 레시피로 안정적으로 세팅한 공연. 치밀하게 배치된 음악이 풍미를 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