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작

    이데일리 문화대상  상반기 추천작

  • 공연 포스터

    공연제목

    일정:2023년 2월 17일~26일

    장소: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기사:극단 작은방 연극 ‘견고딕 걸’(2023년 2월 17일~2월 2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신재훈 연출)은 ‘살인’이란 무거운 소재를 ‘가해자 가족의 삶’이란 색다른 관점에서 조명해 치유와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힘겹게 어두운 과거를 마주하고, 마침내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과정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견고딕 걸’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 벨트를 통해 낭독극(2020)으로 소개된 뒤 2022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연극의 주인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까만 고딕룩에 진한 고딕 메이크업을 한 채 절망에 가득 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18세 소녀 수민(서지우 분)이다. 수민은 일란성 쌍둥이 동생 수빈이 2년 전 지하철 역 플랫폼에서 한 소녀를 선로로 밀어버린 뒤 자신도 몸을 던져 스스로 사망하면서 살인사건 피의자 가족이 되어버린다. 이 작품은 동생의 살인 이후 죄책감과 괴로움에 스스로 사회로부터 고립돼 있던 수민이 힘겨운 과거와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진정한 사과를 위해 용기를 내 피해자 가족 앞에 서는 과정을 담았다.

    가해자 가족을 향한 시선, 자해, 살인 등 다소 어두운 소재를 다뤘다. 하지만 타악기를 활용해 극 전반에 경쾌한 리듬감을 불어넣음으로써 소재가 줄 수 있는 무거움을 상쇄시킨 신재훈 연출의 영리함이 돋보인다.

    공연 한줄평
    •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묻지마 살인, 총기난사와 광기로 인한 죽음 그리고 한국사회의 사회적 참사 문제를 가해와 피해의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화해와 용서, 순례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작품
    • 황승경 <연극평론가>고딕한 삶 속, 흩어지는 상처를 거침없이 톺아보다
  • 공연 포스터

    공연제목

    일정:2023년 1월 31일~2월 26일

    장소:LG아트센터

    기사:엠비제트컴퍼니 ‘빵야’(2023년 1월 31일~2월 26일, LG아트센터, 김은성 작가·김태형 연출)는 비극적인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작품이다.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사라져간 사람들과 상실의 아픔, 남은 이들의 부채 의식과 슬픔을 되짚는다.

    작품은 한물간 40대 드라마작가 ‘나나’가 1945년 인천조병창 제3공장에서 만들어진 99식 소총 한 자루를 소품창고에서 우연히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나는 이 낡은 장총에 ‘빵야’란 이름을 붙이고, 빵야가 여러 주인을 거치며 겪은 이야기들을 시나리오로 써 재기할 계획을 세운다. 빵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것을 요청하며 나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장총을 남성으로 의인화해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연극은 170분의 러닝타임동안 여러 주인을 만나 일제강점기부터 제주 4.3사건, 6.25 전쟁 등 한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거쳐간 빵야의 삶, 자본주의 시대 현실적 고민에 빠진 나나의 삶을 분주히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을 사는 우리가 지난 역사와 상실의 아픔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뭉클함을 주는 동시에, 지루한 신파로 번질 있는 소재의 우려를 음악 등을 활용해 유쾌히 풀어낸 연출이 눈에 띈다.

    공연 한줄평
    • 김소연 <연극평론가>글쓰기를 이야기하기로 전환하면서 마련되는 생동감 있는 전개와 연극적 활기의 배면을 흐르는 약한 것들에 대한 연민이 깊이 있고 윤기있는 이야기를 만든다. 이야기꾼 김은성이 반갑다.
    • 조형준 <연극 기획제작자>흔한 재료를 개성 넘치는 레시피로 안정적으로 세팅한 공연. 치밀하게 배치된 음악이 풍미를 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