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정:2025년 06월 26일
장소: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기사:[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지난 6월 26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공연한 김나영·김은수·서은영의 ‘삼부작(三部作)-남도소리로 세 갈래의 작품을 그리다’는 ‘남도토리’라는 하나의 재료로 남도소리 민요·판소리·굿 등 세 장르를 연주했다.
판소리 김나영·거문고 김은수·가야금 서은영 세 명의 여성 국악인은 남도음악의 대가 이태백 선생의 문하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들이 모여 만든 ‘삼부작’은 남도 지역의 정서와 서사를 대표하는 곡들을 한데 엮어 구성한 작품으로, 남도의 소리가 지닌 깊이와 너비를 새롭게 짜맞춰 전통과 현재를 잇는다.
무대의 첫머리를 여는 민요는 남도민요의 대표적인 정서와 언어를 사용했지만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는 ‘달타령’, ‘봄노래’, ‘동해바다’를 선정했다. 다음으로 ‘적벽가’의 ‘동남풍 비는 대목’과 ‘적벽대전’을 선보여 이야기·음악·연기·연출이 어우러진 총체적 예술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진도씻김굿’의 ‘제석거리’로 악기와 악기, 악기와 소리 간의 소통에 집중해 관객에게 몰입감을 안겼다.
세 여성 국악인의 첫 걸음 ‘삼부작’은 오래도록 이어질 탐구와 창조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일정:2025년 8월 13일 ~ 8월 17일 / 2025년 9월 3일 ~ 9월 6일
장소:전주세계문화소리축제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기사:[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2025년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으로 초연한 뒤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심청’은 현재 국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논란의 작품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심청’이 아닌, 완전히 새롭게 해석된 ‘심청’을 선보였다.
국립창극단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공동 제작한 ‘심청’은 지난달 13일~ 17일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으로, 지난 3~ 6일에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효와 희생을 노래한 판소리 ‘심청가’와 달리, 이번 작품에서 심청은 사회 속 약자를 대변하는 존재이고 심학규는 무능력한 기득권층으로 해석됐다.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치는 게 아니라, 아버지가 저지른 일을 수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당하는 피해자로 그려졌다. 주변 인물들도 심청을 도와주기보다는 방치하거나 고통을 가하는 악역으로 묘사된다. 판소리 대목만 남기고 인물과 설정을 모두 바꾼 셈이다.
새로운 시각의 ‘심청’은 국악계 안팎에 커다란 화두를 던졌고, 다양한 논의 지점을 만들어냈다. ‘심청’을 향한 시각은 엇갈리지만, 뜨거운 논의를 남긴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이있다는 평가다.


일정:2025년 4월 8일~4월 13일
장소:LG아트센터 서울
기사:[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이자람이 이자람 다운 무대를 또 하나 완성했다.
LG아트센터의 2025년 기획공연 ‘이자람 판소리 눈, 눈, 눈’(2025년 4월 8~13일 LG아트센터 서울)은 ‘사천가’, ‘억척가’, ‘이방인의 노래’, ‘노인과 바다’ 등으로 판소리 역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이자람이 5년 만에 발표한 신작이다.
원작인 ‘주인과 하인’은 19세기 러시아 한 시골 마을을 바탕으로 상인 바실리와 일꾼 니키타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은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자람은 이윤만을 추구하며 숲을 매입하기 위해 길을 떠나지만 결국 폭풍 속에서 길을 잃고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는 바실리를 보고 어떻게 타인과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떠올렸고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더해 쉽고 명쾌하게 풀어냈다.
전통 판소리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눈, 눈, 눈’은 이자람의 전작들과 같이 소리꾼과 고수만 등장해 무대를 꾸미지만, 1시간 50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경이로운 시간을 선사한다. 한 명의 탁월한 소리꾼이 다양한 악기와 출연자를 완벽히 대체하며 관객을 무대 안으로 이끈다.
“창작을 하지만 결국 전통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그의 소신처럼, 판소리의 본질과 이자람 만의 현대적 색깔이 완벽하게 버무려진 ‘이자람 표 무대’다.

일정:2025년 4월 24일~5월 2일
장소:종묘 정전
기사:[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2025년, 대한민국에 조선이 재현됐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이 주관한 ‘2025 종묘제례악 야간공연’(2025년 4월 24일~5월 2일 종묘 정전)은 어둠이 내린 종묘에서 종묘제례악의 장엄한 선율과 절제한 춤사위를 재현한 공연 프로그램이다.
‘종묘제례악’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종묘에서 제례를 지낼 때 악기를 사용해 노래와 춤을 행하는 의식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1964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됐고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돼 세계적으로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행사는 빼어난 건축 양식과 경관으로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는 종묘에서 야간에 펼쳐져 유·무형의 유산을 동시에 만나는 기회가 됐다. 종묘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1995년) 30주년이자, 지난 2020년부터 진행됐던 종묘 정전 보수공사가 완료된 해인 만큼 더 장엄하고 위용 있는 공연이 펼쳐졌다.
종묘제례 의식에 맞춰 연주단(등가, 궁가)이 보태평과 정대업 등을 연주했고, 일무원(무용가)들은 문무와 무무를 췄다. 이번 행사에서는 종묘제례악의 장엄한 선율과 절제된 춤사위를 더욱 실감나게 선보이고자 연주단과 일무원들이 관람객을 바라보며 공연을 진행했고 관람객들에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웅장한 규모, 그리고 빛과 소리의 적절한 조화가 600년의 시간을 넘어 조선 왕실의 음악을 되살렸다.